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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 목사 칼럼_어린 아이처럼(15년 전 일기)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을 보내면서, 15년 전에 쓴 일기를 소개합니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서어린 아이처럼 살아갑시다.

제목: 어린 아이처럼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은 제게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현관문 앞에 서서 비밀번호를 누르면, 익숙한 소리가 들립니다. “띠띠띠띠.”
그러면 어디선가 우르르 뛰어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두 아들은 늘 문 앞에 서 있습니다. 배꼽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는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목소리로 외칩니다.
“아빠! 다녀오셨어요!” “아빠, 오늘은 아빠 주려고 아이스크림 만들었어요!” “아빠, 그림도 그렸어요!” “아빠, 내일 수영장 가면 안 돼요?” “아빠,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엄마가 먹지 말래요!”
아이들은 아빠를 만나자마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습니다. 제가 신발을 벗기도 전에 서로 먼저 제 등에 올라타고, 제 품에 안기려고 경쟁합니다.
생각해 보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바로 이 순간입니다. “집에 가면 날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구나.” “오늘도 아이들이 아빠 품에 안기겠구나.” 그 기대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사실 저는 좋은 아빠가 아닙니다. 교육에 대한 꿈은 있지만, 자녀들에게 늘 좋은 영향만 끼치지는 못합니다. 돈 많은 아빠도 아닙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어 애쓰지만, 해주지 못하는 것도 많습니다. 잘난 아빠도 아닙니다. 대기업 회장도, 유명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저를 가장 좋아합니다.
어느 날 큰아이가 제게 물었습니다.
“아빠의 아빠는 왜 없어?”
저는 할아버지가 아프셔서 하늘나라에 가셨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고 병이 들면 하나님 나라로 가게 된다는 이야기도 함께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아이가 펑펑 울기 시작했습니다.
“왜 울어?” 하고 물으니 아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생일 선물도 아직 준비 못했는데… 아빠 죽으면 어떡해…”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큰아이는 늘 제 생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아빠, 내 생일 때 아빠가 해줬으니까 나도 아빠 생일에 그림 그리고 깜짝 선물 준비할 거야. 근데 나는 돈이 없어…”
아이의 세상 속 중심에는 아빠가 있었습니다.
저는 종종 신기합니다. “매일 보는 아빠가 뭐가 그렇게 좋을까?” “어제 혼냈는데도 왜 이렇게 좋아해 줄까?”
그러다가 문득 성경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천국은 이런 아이들의 것이니라.”
예전에는 그 말의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보며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어린아이는 아빠를 전적으로 믿습니다. 아빠 품을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깁니다. 잘난 조건 때문이 아니라, 그 존재 자체를 사랑합니다.
아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믿음도 그런 모습이 아닐까요?
천국은 하나님밖에 모르는 어린아이 같은 이들이 들어가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