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집에 관심이 많습니다.
아파트, 주택, 저마다 선호하는 집이 있습니다.
집은 가족과 함께 의식주를 해결하기도 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곳이기에 당연히 중요하지요.
눈에 보이는 집만큼이나,
우리 인생을 결정짓는 또 다른 집이 있습니다.
‘언어’라는 집입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인간은 언어라는 집에 산다.
인간은 스스로 언어의 주인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언어가 인간의 주인의 자리를 차지해왔다.
사람은 언어를 만들었습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문제는 주인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는 거지요.
만든 말을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말(言, language)은 말(馬, horse)같아요.
정말이지 야생마같지요.
잡으려 해도 잡히지가 않아요.
길들여야 하는데, 길들이기 쉽지 않고요.
고대 역사를 살펴 보면,
말을 길들였을 때, 어떤 위력을 떨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는 여러 왕조가 번갈아 다스린 나라였습니다.
B.C. 17세기 이집트는 이민족의 침입을 받습니다.
힉소스 족의 침입이었습니다.
아시아계 셈족 계열로 알려진 힉소스 족은 이집트를 정복합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학자들 중에서는 힉소스 족을 성경 속 히브리 족과 같은 계통으로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요셉을 등용했던 왕이 피부색이 같은 셈족이었다고 보기도 하지요.
여하튼, 강대국 이집트가 힉소스 족에게 무참하게 무너진 이유는 간단합니다.
말(馬, horse) 때문입니다.
당시 이집트는 보병부대만 거느렸지만,
힉소스 군대는 기마부대로 무장했습니다.
말(馬, horse)을 길들여 주인이 되자, 단숨에 역사의 주인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말(馬, horse)을 길들이면, 역사를 뒤바꿀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말(言, language)을 길들이면, 인생을 뒤바꿀 수 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말(言, language)의 주인이 되어 말을 도구 삼아 사는 사람이 있고,
말(言, language)의 노예가 되어 말에 종속되어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잠언의 저자도 이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잠18:7(새번역)
미련한 사람의 입은 자기를 망하게 만들고, 그 입술은 매를 불러들인다.
잠18:21(새번역)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으니, 혀를 잘 쓰는 사람은 그 열매를 먹는다.
말과 혀에는 힘이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 힘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망하기도 하고 흥왕하기도 한다는 거죠.
여러분은 말(言, language)을 길들였나요?
말(言, language)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나요?
말 덕분에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있습니까,
아니면, 말 때문에 곤욕을 당하고 있습니까?
칼에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낫습니다.
신기하게, 말 한 마디에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쓰라리고 아프지요.
그게 말의 힘입니다.
말 한 마디는 한 사람의 인생을 정말이지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습니다.
제 인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 병환으로 이사를 자주 다녔습니다.
한 학교를 이사갔을 때 이야기입니다.
대뜸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전학생, 책 한 번 읽어봐!”
또박또박 책을 읽었지요. 근데 반응이 이상해요.
“단무지가 필요하다.”
“무슨 말씀이세요?”
“전학생 목소리가 느끼해. 단무지 먹고 싶어.”
전학 첫 날, 처음 만난 50여 명의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당했습니다.
그때 생긴 목소리 콤플렉스를 고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릅니다.
말로 다치기만 한 건 아닙니다.
대학 졸업반 시절.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습니다.
큰 입시학원에 수학 강사 지원을 했습니다.
여러 강사들이 모인 시간,
앞에서 수업 시연을 했습니다.
방정식, 부등식, 함수를 하나의 개념으로 설명해나갔습니다.
얼마나 떨렸는지 모릅니다.
용돈벌이 하려다, 전문가들 앞에서 민낯을 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원장님이 다른 강사님들에게 모두 일어나라고 하시더니 박추를 치셨습니다.
일명 기립박수.
“자네, 학원 강사 경력이 있나?
이렇게 잘 가르치는 사람은 정말 오랜만에 만나 보네.
이 길로 뜻을 정하면, 내가 자네 밀어주겠네.”
그 날 부터였어요.
‘누군가 앞에서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도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말 한 마디 덕분에,
누군가의 말 한 마디 때문에,
짧은 제 인생도 롤러 코스터처럼 오르내렸습니다.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길들여진 말은 누군가의 삶에서 위력을 발휘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예쁘게 길들여야 합니다.
길들여서 말(言, language)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말(馬, horse)을 길들일 때, 인류 역사가 바뀐 것처럼
말(言, language)을 길들여 내 인생, 또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시길 축복합니다.
김동국 목사 드림
